(스포일러 다수 포함)
기대했던 영화라서 개봉 날인 오늘 바로 보고 왔다.
마케팅인지 뭔지 전을 오래도 굽긴 했다.
보고하듯 편집을 언제까지 했다느니 러닝타임이 어쨌다느니
잊을만하면 한 번쯤 눈에 밟히는 소식이 떠서
그 효과로 기대하게 된 작품이기도 하다.
나홍진 감독 영화를 극장에서 보는 건 <곡성> 이후 10년 만이다.
나쁘지 않은 영화였다.

오버뷰
⭑⭑⭑⭒
- 추천할만한 재밌는 영화
- 판타지 장르적 디자인 + 한국 바닥에 붙어있는 현실감 = 묘한 매력
- 끔찍한 "ㅆㅂ" 집착
- 살짝 늘어지는 시퀀스들
외계인과 우주선이 등장하지만
<호프>는 SF 장르 스릴러같다.
<에일리언> 시리즈와 같이 미지의 존재가 생명을 위협하고
등장인물들은 그들에 맞서 싸운다.
달리 도망갈 곳이 없어 싸운다는 느낌은 아니기 때문인지 공포는 느껴지지 않는다.
우주선도 등장하고 외계인도 등장한다.
하지만 외계인의 디자인이 판타지 장르적으로 느껴진다.
이를테면 오크나 드워프, 엘프 같은 디자인이다.
하지만 영화는 이런 미지의 존재들을
나름 과학적(?), 현실적으로 표현하고자 노력한다.
환상적 존재들이 한국 어촌 읍내에서 등장해서 살육을 벌인다.
개인적으로 이제껏 있었던 판타지를
현대로 끌고 들어와 현실적으로 설명하려고 시도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들에 대한 인물들의 반응도 재밌다.
SF 장르 특유의 샤프하고 지적인 느낌이라기보다
당황스럽고 비과학적인 노인들의 주먹구구식 의사소통으로
필터링되어 보여준다.
역시 이 지점이 매력적이었다.
긴 러닝타임
러닝타임이 156분으로 길다.
물론 세 시간에 가까운 시간이 짧게 느껴질 만큼 재밌었지만,
밀도가 떨어지는 지루한 시퀀스 때문에
"우린 어차피 길게 가니깐~"하고 말하는 듯 여유 부린다는 인상을 받았다.
초반에 서장이 감질나게 괴물을 목격하지 못한다거나
숲속에서 사냥꾼 무리의 생존기 시퀀스가 그랬다.
러닝타임이 길고 결과적으로 재밌었지만,
이야기 밀도까지 높았다면 정말 만족스러운 영화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기억나는 밀도 높은 이야기의 영화는 <끝까지 간다>이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인물들이 차 안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장면이 너무 길어서
조인성 배우 캐릭터가 허무하게 죽을 거라고 오히려 예상이 됐다.
물론 쿠키에서 살아있다는 걸 알고선 또 다른 의미로 웃기긴 했지만.
하지만 역시 전체적인 인상이 지루하진 않았다.
치명적 단점 "ㅆㅂ"
<호프>의 가장 치명적인 단점은 대사, 그중에서도 "ㅆㅂ"이다.
모든 인물이 할당량이라도 있는 것처럼
기계적으로 "ㅆㅂ"을 내뱉는다.
그래서 '2020년대 한국인 각본가들에게 이 단어의 의미는 무엇일까'까지 생각하게 됐다.
외국인들에게 어필하는 한국 작품 나름의 팬서비스일까?
(마치 가수의 콘서트에서 히트곡을 기대하는 듯한)
하지만 난 한국인이라 이런 부자연스러운 대사는 정말 짜증난데,
그래서 그런지 내뱉는 배우들도 탐탁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대사 후) (아 맞다) ㅆㅂ!"
몇몇 장면은 내겐 이런 리듬으로 들렸다.
문제는 이런 생각이 영화를 보는 중에 떠올랐다는 점이다.
대사가 나의 몰입을 해쳤다.
비단 이번 영화뿐 아니라 넷플릭스 작품에서도 빈번하게 보여서 이건 누군가 집어줬으면 좋겠다.
이제 좀 제발 안 그러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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